그렇다면, 그 첫 거래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법인이 거래소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앞으로 어떤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게 될지,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1. 국내 첫 법인 가상자산 매도, 주인공은 ‘월드비전’
국내 법인 가상자산 거래의 첫 사례는 국제구호 NGO ‘월드비전’입니다. 월드비전은 기부금으로 받은 **이더리움 0.55개(약 198만원 상당)**를 업비트 원화마켓을 통해 매도했는데요, 이 거래는 법인이 가상자산을 실명계좌로 거래한 첫 공식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 업비트에 법인 계정을 개설하고
- 케이뱅크의 법인 실명계좌를 연동해
- 보유하고 있던 이더리움을 매도
이번 거래는 단순한 매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기부 자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현금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서, 비영리단체들이 가상자산 기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에요.
2. 왜 이제야 가능해졌을까?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로드맵’
이미 미국, 싱가포르, 유럽 등에서는 기업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가 활발한 반면, 한국은 관련 규제가 엄격해 법인의 거래 자체가 불가능했어요. 하지만 올해 2월,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관계 기관들이 ‘법인 가상자산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죠.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 포인트
- 비영리법인에 한해 1차 허용: 사회복지단체, NGO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단체
- 현금화 목적의 매도만 허용: 투자나 투기 목적이 아닌, 자산 처분 수단으로 활용
- 실명 법인 계좌 필수 연동: 자금세탁 방지 및 거래 투명성 확보 목적
이렇게 체계적인 제도 아래에서 시작된 법인 거래는, 투명성과 공공성을 중시하는 초기 사례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3. 일반 기업도 가능해질까? 하반기 ‘상장법인’ 대상 확대 예정
현재는 비영리 법인에 국한되어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에도 문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기업들도 가상자산을 공식 자산으로 관리하거나 운용할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장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이 가져올 변화
- 회계 및 자산관리의 새로운 형태 등장
- 기업 간 블록체인 기반 결제 및 정산 도입 가능성
- 디지털 자산 기반의 수익 창출 모델 확대
기업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단순히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영업 활동의 일환으로 활용하거나, 외부 결제 시스템과 연계하는 사례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4. 정보 비대칭 해소 위한 ‘공시 시스템’까지 개편
법인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정보의 투명성 확보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주요 거래소가 소속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6월 1일자로 공시 기능을 공식 홈페이지에 확대 적용했습니다.
어떤 정보가 제공되나?
- 가상자산사업자의 매도 계획 및 결과
-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현황
- 중요 거래 정보, 공지사항, 상장 변경 사항 등
김재진 DAXA 상임부회장은 “공시 기능 개편은 법인의 시장 진입과 함께, 투자자 보호와 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한 조치”라며 “시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5. 향후 가상자산 시장, 법인의 역할은 더 커진다
이번 첫 거래는 단순한 시작점일 뿐입니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가상자산은 단순히 투자 자산이 아니라, 사업 운영의 유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대되는 활용 분야
- 국내외 송금·결제 수단으로 가상자산 활용
- 임직원 보상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반 토큰 도입
- 가상자산 기반의 고객 리워드 프로그램
- NFT, 디지털 수집품, Web3 기반의 마케팅 활용
이처럼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은, 단순한 금융을 넘어 디지털 경제 전반을 혁신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걸음’이 중요한 이유
2025년 6월 1일은 단순히 0.55 이더리움의 매도 거래가 이루어진 날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법인이 정식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발을 들인 첫 순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이 변화는 앞으로 기업과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와 방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중요한 건, 얼마나 투명하고 신뢰 가능한 제도로 법인의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가입니다. 이더리움 0.55개에서 시작된 변화가 앞으로 어떤 큰 흐름을 만들어낼지, 계속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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